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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로 신고한 단원高 학생·홀로 구조된 5세 소녀의 엄마, 결국 숨진 채로

진도=김형원 기자 / 남정미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04-24 15:57

세월호 침몰 최초 신고자였던 안산 단원고 학생과, 네 식구 중 혼자 구조됐던 다섯 살 아이의 엄마가 잇따라 주검으로 발견됐다.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가장 먼저 경찰에 구조 요청을 했던 단원고 2학년 최모(17)군이 23일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최군은 이날 오후 6시쯤 141번째 시신으로 발견돼 인상착의를 확인한 부모에게 인계됐다. 최군은 세월호 침몰 당일 오전 8시 52분 32초에 자신의 휴대전화로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에 전화해 "제주도 가고 있는데 여기 배가 침몰하는 것 같다"며 "선생님 바꿔 드릴까요?"라고 구조 요청을 했다. 119 상황실은 해경 측에 연락해 최군과 3자 통화를 시작했다. 해경은 그러나 최군을 상대로 "정확한 위도와 경도가 어디냐"며 위·경도, 배 이름, 상선인지 어선인지 여부 등을 수차 물었다. 이 과정에서 4분이 낭비됐다. 8시 56분 목포해경은 선박 침몰 신고를 확인했고, 구조선과 헬기를 보내 학생 등 승객 구조에 나섰지만 정작 최군은 살아나지 못했다. 사고 당일 최군의 신고는 세월호와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의 첫 교신보다 15분 앞선 것이었다.

네 식구 가운데 홀로 구조된 권지연(5)양의 어머니 한모(29)씨도 세월호 침몰 9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구조팀은 한씨의 시신을 23일 밤 전남 진도군 팽목항으로 옮겼고, 친척들은 24일 오전 2시쯤 한씨의 시신을 확인했다.

거친 조류가 몰아치는 맹골수도(孟骨水道)에서 다섯 살 권양은 어머니와 오빠의 사랑 덕분에 살아날 수 있었다. 배가 기울어지던 순간, 한씨와 여섯 살 오빠는 막내에게 구명조끼를 입혀 위로 밀어올렸다. 이후 여러 명의 손을 거쳐 권양을 넘겨받은 안산 단원고 2학년 박모(17)군은 난간을 붙들고 "여기 아기 있어요"라며 구조대에 도움을 요청했다. 정신을 차린 권양은 "엄마, 오빠가 구해줬어요"라고 했다. 어머니 한씨는 베트남 출신으로, 권양 아버지와 결혼하면서 국적·이름을 바꿨다. 부부는 계단 청소 일을 하며 제주도에 집을 마련했다. 권양의 아버지와 한 살 터울 오빠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진도=김형원 기자 / 남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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